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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타기로 했던 배 예약한 것을 망각하고 전날 주구장창 마셨던 일본인 동생 두명과 아그라 친구 그리고 저는 그 후폭풍을 다음날 아침에 맞게 됩니다.

배낭여행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즉흥이 가능한 것이라 합리화하며 힘든 몸을 바듯히 일으켜 새벽 7시까지 모이기로 했던 모임 장소에 나가게 됩니다.

 


 

아그라 친구도 너무 힘들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모임 장소에서 나눠주고 있던 짜이를 마시며 해장하게 됩니다.

짜이를 마시면서 새벽의 갠지스강을 바라보니 어느새 숙취는 말끔히 사라진 기분이였습니다.

시간이 되었다는 사공의 말에 아그라 친구와 저는 배에 몸을 실었고 출발합니다.

 

 

배를 타면서 아침을 시작하는 인도인의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색달랐습니다.

각자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며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인도인들을 보다보니 어느새 일출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우리처럼 이미 다른 사공의 배를 예약하여 일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많은 사람들도 구경하며 아그라 친구와 저도 그런 광경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거대한 앵글을 낀 dslr을 들고 찍는 분들도 수두룩했습니다.

어느새 해가 위로 솟았고 새벽에 나와 볼 수 있는 광경이 끝나자 사공이 저희에게 배의 노를 한번 저어보겠냐는 물음에 흔쾌히 했던 우리는 나아가는 배가 아닌 빙빙 돌리는 배를 만들어놨습니다. 껄껄.

그렇게 서로 웃으며 다시 사공이 배의 노를 저었고 배를 타기 전에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 팔던 디아를 다시 한번 사서 갠지스강에 소원을 염원하며 조심스럽게 올려놓습니다.

 

 

갠지스강에서 샤워를 준비하는 인도인들을 보고 사공에게 괜찮은 것 맞냐고 물었더니 우리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에 몸을 씻어내면 죄와 원한들도 같이 씻겨내려간다고 믿는다는 것을 먼저 말해주고 실제로 제가 질문한 것에 대해 의문을 갖은 한 서양국가가 갠지스강의 물을 가져가 연구를 했는데 문제가 될만한 것들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참 언빌리버블 인디아입니다.

이 날은 앞서 설명했던 홀리페스티벌 전날이여서 어린 아이들이 벌써 사람들에게 색물총과 색깔이 들어가 있는 분말 가루를 던지기 시작하는 광경들이 눈에 들어오자

옷의 여분이 없는 아그라 친구와 저로써는 조심스럽게 다음날을 위해 숙소로 들어갑니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생각이 바뀐 아그라 친구와 저는 어차피 버릴 옷을 입고 다시 밖으로 나가 라씨가 유명한 가게를 찾았습니다.

여기서 라씨는 걸쭉한 요구르트인 다히에 물과 소금 그리고 향신료 등을 섞어서 거품이 생기게 만든 인도의 전통음료입니다.

쉽게 말해 떠먹는 요거트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그라 친구와 저는 여러 종류의 라씨를 시켜 맛을 한번씩 봤습니다.

평소 요거트나 이런 디저트류를 찾지도 사먹지도 않는 저는 이날따라 왜 그리 당기고 맛있던지 모르겠습니다.

홀리페스티벌의 전날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색물총을 쏘아대는 사람들이 많으니 숙소에서 있는 것을 추천하는 라씨 사장님의 말을 듣고 다시 시무룩해하며 숙소로 향한 아그라 친구와 저는 내일 있을 홀리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물총과 색이 들어가 있는 분말까지 사서 들어갑니다.

 

여태까지 참고 피했던 어린 아이들의 물풍선과 물총을 맞으며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지 어린아이마냥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우리는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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